최초의 미국 흑인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것 보다는 더욱 가치있는 일을 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 같네요.
미국 의료 시스템의 장/단점에 대한 문제는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우선으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므로 이를 보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문제가 아주 많은 시스템으로 보일 수도, 혹은 최고의 시스템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더 많이 벌고,그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낸 사람이 더 좋고, 더 보장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경제의 관점에서 볼때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할 것 입니다. 또한, 의료서비스는 개인의 행복과 안전, 더 나아가 사회의 존립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므로 어느정도 (기본적인 부분은) 보장되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이런 첨예한 대립(?)의 와중에 미국發 법령 개정의 소식은 우리도 심사숙고 해 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 의료법 개정의 핵심은 '비록 자본 집약적인 의료 서비스이지만,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일부(!)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는 부분이 생기더라도 전체국민들의(!) 기본적인 의료 보장은 이루어져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쉽게 말하면, '잘 사는 사람이 보험료를 좀 더 내서, 전 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누린다.'는 부분입니다만..
이미 대한민국은 이 부분에 대해 나름(?) 선진국입니다. 이미 비슷하게 시행중이니까요..
다만, 대한민국 의료보험의 문제점이라면 너무 많은 일상적인 질병에 대해서는 보험을 적용해주지만, 막상 큰 돈이 들어가는 흔치 않은 질병에 대해서는 보험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도 쉽게 이야기하면, '감기 걸려서 동네 병원 가면 보험 해 주지만, 뇌에 암이 생겨서 감마나이프 같은 비싼 시술을 하려면 정작 보험 적용이 안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죽거나, 신용불량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 있겠습니다.
물론 감기, 알레르기 비염같은 다빈도 질환 부분도 전체 환자에 비해 워낙에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보험을 적용시키는 것이 맞다고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이런 것을 질병으로 떨어지는 생산성에 대한 사회적인 기회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대적인 저비용/다빈도/비치명 질환에 대해서 일괄적인 보험 적용은 오히려 보험 재정을 깎아 먹고, 장기적으로는 의료보험요율 상승의 원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적인 논의가 있겠지만, 수정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당장 감기 진료비가 오르면 -> 국민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 결과적으로 표심의 하락으로..(?)
아마도 저런 시나리오 때문에라도 바꾸거나 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의료법 개혁안이 어떻게 될 지에 개인적인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과연 어느정도의 부분까지 cover를 해 줄지에 대해서 말이죠..
또한 의료의 자본 집약적/노동 집약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사람을 진료하는데 기본적으로 30분 이상씩 소비하며, 더 나은 서비스와 skill로 (수익을 위한)수요를 이끌어 내는 미국식 의료 시스템은 가장 자본주의적이라 할 정도였습니다.
비록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은 천문학적이지만, 그런 비용들이야말로 새로운 의료기술(technique), 신약(medication)이 끊임 없이 나오게 하고, 결과적으로 미국 의료 수준을 세계제일로 이끌어 주는 원동력이었기때문입니다.
즉 더 많은 이윤 추구를 위해서 더 나은 기술과 약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의료법 개정 후 이런 부분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만 합니다.
대한민국의 신약 개발 과정과, 보험 부분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는 이미 만성적인 부분을 지나 치유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리나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약제의 부분에서는 original이 아닌 generic medication(흔히 카피약)의 약효는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로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고, 이로 인한 문제들도 계속 지적되어 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엔 generic의 generic까지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부분에서도, 보험과가 아닌 비보험과(피부과, 성형외과)에 의사들의 공급이 몰리고, 이로 인해 산부인과/흉부외과 같은 일부 전공과에 대해서는 만성적인 수급 불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강원도 같은 경우에는 아기를 낳거나, 아이가 아프면 차를 타고 1시간까지 나가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은 워낙에 큰 나라이고, 자본도 넉넉한 나라인지라 위에서 열거한 문제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 의료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는 한동안 잘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간만에 긴 글을 정리 없이 쓰려니, 너무 두서가 없네요..
그냥, 최초의 흑인 대통력으로 기억되기보다는, 진정 국민을 위해 개혁(!)을 단행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원하는 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아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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