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료가 얼마 전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표정이 날이 갈수록 안 좋아서 오늘 슬쩍 물어봤습니다.
‘아이는 어때? 잘 크나?’
‘아이는 잘 크는데..’라고 말 끝을 흐리는 동료의 모습에..무언가 떫은 표정이 보입니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걱정되고 있는 와중에 해 주는 이야기가..참 안쓰럽습니다..
아이를 낳고 처갓집에서 산후조리를 2달여 정도 했답니다.
이후 제수씨가 일을 나가려 하는데, 아이를 봐 줄 사람을 마땅히 구할 수 없더랍니다.
처음에는 인터넷 구인 사이트에 글도 올리고 직접 전화도 하고 해서 사람을 찾았답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입주 아주머니’ 를 고용해서 집에 들인 후 아이 돌보기와 집안 살림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처음 아주머니는 면접 때는 멀쩡해 보이더니, 입주 후 무릎이 안 좋다고 하며 청소를 안 하려고 하더랍니다.
결국 마음씨 좋은 동료가 청소는 직접 할 터이니 아이나 잘 보아 달라고 하고 있던 중..
아주머니가 c형 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해고했답니다.(충격입니다. T.T)
이후 마음의 충격이 커서 다음 면접은 더 타이트하게 보기로 하고, 10여명의 아주머니를 면담하여 다시 입주 아주머니를 고용하고 얼마 전에 집으로 들였답니다..
두번째 아주머니는 처음 아주머니와 달리 일도 잘 하는 듯 보였으나..새로운 문제는.. 아이를 못 보는 것 같답니다.
아이가 아주머니 품에 안기면 울고 보채는데..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다고..하네요..
이 아주머니도 오래 함께 하긴 힘들 것 같다고 합니다.
동료의 얼굴을 이 이야기를 할 때쯤 거의 울상이 되더군요..
제수씨가 일을 안 나가면 되는 일이긴 하지만, 그렇기에는 제수씨의 사회 생활 능력이 아깝긴 합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입주 아주머니에게 맡기고 나오자니,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고..
동료의 처갓집에서나, 친가에서는 아이를 키우기엔 힘들다고 하신다네요..T.T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듯 보였습니다.
해결책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요즘은 어린이 집에서도 아이를 봐 주지 않냐는 질문에, 너무 어리고, 갓난쟁이를 집 밖에 보내기는 좀 그렇다는 핀잔을 들었습니다..T.T
그리고 오늘 전철 퇴근길에 우연히 공익 광고를 보았습니다.
아이에게 제일 좋은 선물은 ‘동생’이라는 내용의 광고였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광고였습니다.
과연 사회는 '마음놓고 동생을 가질 여건'을 만들어주고나 있는 것인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人事라고 합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고, 또 적당한 직책을 주는 것이 제일 어려운 법입니다.
특히나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는 것이 진정 어려운 일인 듯 싶습니다.
그냥 퇴근길에 광고를 보고 뜬금없이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