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8일 화요일

신종플루에 대한 어느 군의관의 고발

이 글은 인터넷 서핑 검색어 '신종플루' '군의관'으로 검색하여 얻은 결과물임을 밝힙니다.

글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군의관이 어느 기자에게 보낸 메일의 전문으로 생각됩니다.

원 글의 출처를 알 수 없어 원저자의 양해를 얻지 못하였으며, 원저자의 삭제요청시 삭제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수고가 많으시네요
저는 전방 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내과 군의관 입니다.
(신원을 밝히지 못해 죄송합니다. 최근 군내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에 대해 국군 기무 사령부에서 상당한 수준의 감시가 지속되고 있어 신분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죄송합니다. )

현재 국방부는 군내 신종 인플루엔자 발생 현황을 언론에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론에 일부 공개된 인원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이상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군의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단체 생활을 하는 군의 특성상 이렇게 발생하는 것은 막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민간에 비해 의심환자 및 확진 환자가 발생했을 때 매우 신속하게 격리 및 치료를 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군내 환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 그 반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기자님께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국방부에서 신종인플루엔자의 대응 시스템이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기 보다는 대응을 위해 군에 지원을 해 주어야 하는 군수사령부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것입니다.
현재 환자의 절대수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 타미플루 및 의료 물자, 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심지어 약품이 부족해서 저희 군의관들끼리 돈을 모아 약을 사거나 수련 받은 병원에서 약을 얻어와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환자 수는 계속 발생할 것인데 이러한 희생으로 견디는 것도 곧 한계 상황에 올 상황입니다.

물론 군수 사령부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도록 평소에 준비를 못한 것을 탓할 수도 있지만, 군수사령부 내의 군무원들과 실무 담당 군인들의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신종인플루엔자의 합병증 발생시 타미플루와 항생제를 같이 처방해서 써야지만 합병증을 좀 더 빨리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군수사령부에 약품을 청구하면 타미플루는 없어서 줄 수가 없다하고 항생제는 군 병원에만 줄 수 있는 규정으로 되어 있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타미플루를 받아서 쓰면 쓰는 빈도가 많은 의사와 해당 환자가 속한 부대의 연대장, 사단장을 처벌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타미플루의 남용을 막기위한 대책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이럴 때 제가 과연 의사인가라는 자괴감이 엄청나게 듭니다. 차라리 저희 군의관말고 군수사령부에서 환자들 다 치료하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하도 어의가 없어서 담당 군무원과 통화시 당신 아들이 군에서 신종플루를 앓고 있는데 군수사령부에서 약을 주지 않아서 치료를 할 수 없으면 그 때도 약을 안 쓰겠냐고 했더니, 규정은 규정이니까 약을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말 이 말을 듣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그 날 진료를 제대로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내과의사 면허가 있는 의사가 약이 없어서 환자를 치료를 못하는 이 현실을 정말로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렇다면 군 병원의 현실은 과연 군단, 사단 들보다 좋을까요??  제 친구가 근무하고 있는 군 병원에서는 폐렴환자를 위해 써야하는 정맥주사용 치료제가 들어오지 않아서 먹는 약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합니다.

폐렴으로 입원하는 경우 초기에는 정맥주사용 치료제를 쓰는 것이 환자에게 훨씬 좋습니다. 그 친구도 저와 마찬가지로 군수사령부에 직접 전화를 했더니 해당 군무원과 군인들의 반응은 똑같았다고 합니다. 과연 본인들이 신종 플루에 걸려서 군병원을 찾아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그 모습 상상만해도 참 기가 막힐 것 같습니다.

또한 신종플루 확진을 위한 검사장비(PCR)는 현재 군내에 전무한 상황입니다. 분당에 위치한 국군수도통합 병원에 있다는 소문도 들리지만 제가 알기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군수사령부에서는 예산이 다 떨어졌다는 이유 하나로 검사도 해주지 않고 검사장비 구입은 꿈 속에도 없이 뒷짐지고 앉아 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최선을 다해 신종 플루의 확산을 막겠다고 했지만 그 속모습은 이런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가 사실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였습니다. 저와 절친한 신경외과 의사는 군내에서 경련이나 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뇌출혈에 대비해서 사단급에 혈압강하제(흔히 고혈압 있으신 어르신들이 드시는 혈압약입니다. 뇌출혈시 전신 혈압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약이 꼭 필요합니다.), 뇌압강하제, 경련 억제재를 신청했다가 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군수사령부에서 마찬가지로 반려를 시켰습니다.

올해 중순 쯤 훈련 도중 환자 한명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눈 앞에서 보고도 제 신경외과 친구는 응급처치로 쓸 경련 억제재가 없어서 제 때 쓰지 못해 오랫동안 대학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해맸다고 합니다.
도대체 규정이 누구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규정집보면 그저 허탈할 뿐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규정대로 움직이다가 사건이 터지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그 때 가서야 부랴부랴 규정을 바꾸고 규정을 뛰어넘으며 일을 합니다. 정말 군에서 의사로 생활하면서 군 공무원(군무원)의 안일한 자세에 혐오감이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를 때가 많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지금도 최전방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들들이 군수사령부의 안일한 자세로 신종플루로부터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고 하면 과연 그 어느 부모가 자신의 소중한 아들을 군대에 보내려 하겠습니까?

존경하는 기자님....
이 글을 올리면 분명 군 내에 미칠 파장이 엄청날 것입니다. 아마 많은 군무원들과 군수사령부 군인들이 다치겠지요...
그러나 밤을 새서 몇날 며칠을 고민 끝에 이렇게 있다가는 대한민국의 아들들이 자칫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큰 맘 먹고 이렇게 메일을 드립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대한의 아들들이 신종플루로 격리되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아니... 어찌보면 스스로 치유하고 있다는 말이 더 진실일 것 같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많은 사람들께 알려주셔서 군수사령부의 안일함을 일깨워 주고, 군내 신종플루 발생 억제에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어쩐지 군대라는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집단으로 발병하지 않는게 이상타 싶었는데, 다들 쉬쉬하기에 여념이 없나봅니다. 책임소재라는게 불분명하기에 더욱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런 집단발병건일테니까요..

 

그리고, 약품도 많지 않은가봅니다. 군의관이 자기 돈으로 약을 사서 먹이고 있다니..T.T

 

군대라는 곳이 몸 건강히 다녀오는 것이 제일인데..

뉴스로만, 혹은 이렇게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만 보아도 참 가끔은 '이건 아니다' 싶은 일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에휴..그래도 파이팅입니다..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신종 플루, 통계를 공개하라!
    아침에 민방위훈련에 나가 어이없는 말을 들었습니다. 2009년 9월 16자 통계로 서울에 2400명이 감염되었으며, 그 중에 강동구에만 1400명 환자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통계가 왜 뉴스나 기타 국가 기관을 통해 공개되지 않을까요? 이런 사실이 미리 알려져 있다면, 최소한 아이들을 놀이터나 사람들이 많이 밀집하는 지역에 보내지 않을 겁니다. 또한 그런 곳에 가더라도 마스크라도 씌워서 보내겠지요. 서울에 사시는 분들 … 강동구에는 오지 마시고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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